EEG를 활용한 치매 환자의 정서 안정과 행동 개선 연구

사람중심 커뮤니케이션 중재란 무엇인가?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초조와 불안은 환자뿐만 아니라 돌봄 제공자에게도 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람중심 커뮤니케이션 중재이다. 이 접근법은 치매 환자의 개별적인 욕구와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이루어지는 비약물적 중재 방법이다. 중재 과정은 1:1로 약 30분간 진행되며, 일상적인 대화로 라포를 형성한 후 현재 감정과 기분을 탐색하고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며 생애사를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 위로와 공감을 제공하고, 자신의 존재감과 자존감을 되찾게 돕는다. 무엇보다 이 과정은 단순한 감정적 교류를 넘어 정신적 안정감과 긍정적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연구 방법과 주요 결과

본 연구는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경증 치매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팀은 중재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두 가지 접근법을 활용했다. 첫째, 뇌파(EEG) 측정을 통해 세타파, 알파파, 베타파 등의 변화를 관찰했고, 둘째, 감정 및 초조 행동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OERS(감정 관찰 척도)와 ABS(초조 행동 척도)를 사용했다. 연구 결과, 사람중심 커뮤니케이션 중재가 치매 환자의 정서와 행동에 다음과 같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 관찰 결과, 행복감은 3.80에서 4.52로 상승했으며 주의력은 3.13에서 3.65로 향상되었다. 반면 분노, 슬픔과 같은 부정적 감정은 눈에 띄게 감소했고, 초조와 불안도 2.54에서 1.80으로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뇌파 측정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되었다. 세타파가 감소하면서 환자들이 내면화된 상태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주었고, 알파파의 증가는 정신적 안정감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했다. 또한 베타파가 증가하면서 환자의 인지적 활동이 활성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사람중심 커뮤니케이션이 정서적 안정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비약물적 중재의 의의와 향후 과제

이번 연구는 사람중심 커뮤니케이션 중재가 치매 환자의 정서 안정과 행동 개선에 효과적임을 뇌파라는 객관적 지표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치매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비약물적 중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의 과제는 더욱 다양한 환경과 치매 환자군을 대상으로 중재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중재가 환자의 삶의 질과 돌봄 제공자의 부담 경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비약물적 중재가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정책적 지원이 병행된다면 치매 케어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람중심 커뮤니케이션의 긍정적 효과는 치매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서적 지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약물 외에도 따뜻한 대화와 공감을 통해 치매 환자들의 정서와 행동이 개선될 수 있다는 사실은 치매 케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