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시설 임차허용의 위험성: 영국 Southern Cross 사례의 교훈
최근 정부가 노인요양시설의 임차허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과거에 폐기된 제도로, 시설 운영의 안정성과 입소 노인의 삶의 질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정책입니다. 특히 영국의 Southern Cross 사례는 임차허용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이를 통해 한국이 고려해야 할 교훈을 살펴보겠습니다.
임차허용 도입의 배경과 문제점
정부는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요양시설 수요 증가와 일부 지역에서의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차허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신중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요양시설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공급 과잉 상태이며, 일부 지역의 공급 부족은 높은 지가와 요양병원 공급, 지역 주민의 님비현상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임차허용은 단순히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노인의 주거권 위협: 시설 파산 시 노인들이 갑작스럽게 쫓겨날 위험
- 서비스 질 저하: 임대료 부담으로 인한 비용 절감
- 장기요양보험 재정 누수: 임차비용에 대한 과도한 지출
- 투기성 자본의 시장 진입: 단기 수익 추구로 인한 부작용
- 불안정한 일자리 증가: 경쟁 심화로 인한 폐업과 노동자 해고
- 행정규제의 어려움: 복잡한 소유구조로 인해 관리 감독의 한계
영국 Southern Cross 사례의 교훈
영국의 대형 요양시설 체인 Southern Cross는 임차 방식을 통해 급격히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2011년 재정 위기로 파산하며 3만 명에 달하는 노인의 돌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들이 운영하던 Orchid View 시설에서는 27명의 학대 피해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5명의 노인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습니다.
Southern Cross의 실패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 Sale & Leaseback 전략으로 무리한 사업 확장
-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재정 압박
- 복잡한 소유구조로 인한 책임 소재 불분명
- 규제기관(CQC)의 부적절한 대응 및 관리 부실
이 사례는 임차허용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특히 투기성 자본의 시장 진입으로 인해 서비스 질 저하, 입소 노인의 주거권 위협, 그리고 행정 규제의 어려움이 두드러지는 문제로 나타났습니다.
임차허용의 위험성
임차허용은 단기적으로 공급 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통해 임차허용의 주요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서비스 품질 저하: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소유한 요양시설은 일반 시설보다 사망률이 10% 높고, 향정신성 약물 사용률이 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장기요양보험 재정 누수: 영국 대형 요양시설의 경우 전체 지출의 15~32%를 임차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복잡한 소유구조를 통해 조세 회피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 투기성 자본의 시장 점유 확대: 임차허용은 대규모 금융 자본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여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 불안정한 일자리와 위장폐업: 경쟁 심화로 인해 요양시설 폐업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돌봄 노동자들에게 불안정한 일자리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 행정규제의 어려움: 복잡한 소유구조로 인해 서비스 모니터링과 부정행위 적발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대안: Aging in Place와 공공성 강화
임차허용이 가져올 위험을 줄이고, 요양서비스의 안정성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안합니다:
- 지역사회 통합 돌봄 체계를 구축하여 재가복지를 활성화
- 소규모 시설 중심으로 질 높은 서비스 제공
- 공공 노인요양시설 확충을 통한 안정성 강화
- 사회적 금융을 활용한 사회적 경제조직의 시설 설치 지원
- 국민연금 기금 등을 활용한 공공 인프라 확대
이러한 대안은 단순히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노인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요양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결론
임차허용은 요양시설의 단기적인 공급 확대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노인의 삶의 질과 요양서비스의 안정성을 크게 위협할 수 있습니다. 영국 Southern Cross 사례는 이러한 위험성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정부는 선진국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공공성 강화와 지역사회 중심 돌봄 체계 구축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노인 돌봄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모든 노인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